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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베니 12년, 좋은 위스키는 맞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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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가 2022. 2. 2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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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난리인 발베니 12년

이번에 리뷰할 위스키는 뜻밖의 오픈런 사태가 벌어진 윌리엄그랜트 앤 선즈의 발베니 12년이다.

발베니 12년이 과연 오픈런할 정도의 위스키가 맞는건지 알아보도록 하자.

 

발베니 12년은 그레인 위스키를 섞지 않은 싱글몰트 위스키로 12년 숙성한 제품이다.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105,000원(22년 2월 기준 이 이상 가격이라면 굳이 구입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위스키 업계에서 최초로 각기 다른 오크에 숙성을 하는 숙성기법을 선보인 발베니 12년 더블우드는

처음에는 전통적인 방법의 오크통 숙성 후 쉐리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을 하여 쉐리위스키의 향을 입히는 방법으로 제작된다.

보틀 라벨 양쪽에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바틀 하단에는 발베니의 몰트 마스터인 데이비드 스튜어트 옹의 서명이 새겨져 있는데 

옹이라는 칭호에서 알 수 있듯이 고령의 몰트 마스터로 더블우드 피니쉬 기법을 처음 시작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분이 몰트 마스터를 그만둔다는 소문에 발베니12년 사재기가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었다(...)

(실제로 현재 새로운 후계자가 업무를 물려받고 있다고 한다.)

 

 

자 그럼 한번 마셔보자.

이미 진작 오픈해서 마시고 있던 보틀이다(...)

 

 

코르크를 열면 꽃내음 같이 청량한 향과 과일향, 건포도향이 진하게 난다.

그냥 오픈만 해서 두고 있었는데도 향이 퍼질 정도. 

글라스에 따르자 향은 더욱 진해진다.

위스키 최고의 안주는 바로 '물'

 

컬러는 진한 호박색을 띈다. 

'셰리 오크 숙성을 해서 그런지 진한 색을 띄는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카라멜 색소를 타서 컬러를 맞춰서 출고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

(물론 색소를 타지 않은 내추럴 컬러 위스키들도 있다)

어쨋든 (카라멜)색은 이쁘다.

맛은 일단은 청량하고 가벼운 과일의 느낌이었다가

바로 단맛이 난다(아마도 카라멜...)

 

그리고 쉐리캐스크 특유의 농축된 포도맛이 나는데 다른 쉐리캐스크에 비해

엄청 강한 편은 아니라서 오히려 쉐리 싫어하는 사람이나 위스키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아 그래서 입문자 용으로 잘팔릴지도?)

 

끝맛은 약간의 쓴맛이 조금 남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발베니의 이 끝맛이 약간의 옥의 티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격이나 숙성연수를 보면 당연히 완벽함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오히려 이 쓴맛만 빼고는 향과 맛이 워낙 좋아서 더 아쉬움을 느끼는 것일지도...

 

 

위스키를 처음 시작하신 분들이라면 처음 개봉했을 때 맛을 보고

취향이다/ 취향이 아니다라고 판단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스키는 에어링을 거치면서 앞으로 한달 뒤, 두달 뒤, 반년 뒤 각각

다른 맛과 향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과정들을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제발 하루에 다 털어넣지 마시길..., 그래서 여러 위스키를 사서 돌아가며 마시면 좋다)

매년 한 병을 10개월 정도에 걸쳐서 천천히 마시는 걸 즐기는 편이다.

 

결론은 발베니 12년은 정말 괜찮은 위스키인 것은 분명하다.

인생에사 한병쯤 사서 마셔볼만한 좋은 위스키인 것도 맞지만

부디 조바심에 취미의 우아함이 매몰되는 일까지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뭔가 남들은 모두 구하는데 나만 구하지 못했나 하는 조바심은 충분히 공감되고 이해가 가지만

이해타산에 얽혀있는 구차한 인간의 삶에서 '취미'는 마지막까지 고상함의 영역으로 남겨졌으면 한다.

부디 우아한 마음가짐으로 한 잔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한 세상에는 발베니말고도 정말 괜찮은, 좋은 가격의 술들이 아직 너무나 많이 있다.

(최애 위스키인 조니워커 그린라벨은 아직도 6만원대이고, 글렌피딕15년도 9만원대)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좋은 위스키들이 우리 앞에 나타날텐데

발베니만 쌓아두고 마시기엔 간(?)이 아깝지 않을까?

발베니에 매몰되기엔 세상엔 맛있는 술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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