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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윌리엄스 블랙, 그리고 버번위스키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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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가 2023. 4. 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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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수요가 늘면서 좋아진 점 중 하나는 시장이 넓어짐에 따라 해외의 다양한 위스키들을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그 대표적인 위스키 중 하나가 바로 미국 버번판매량 2위(1위는 짐빔)인 에반 윌리엄스 블랙 위스키이다.

짐빔이나 잭다니엘스(이 쪽은 테네네 위스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 인지도가 낮은 에반 윌리엄스 위스키, 과연 사서 마셔도 괜찮은 위스키인지, 또 어떻게 먹어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버번 위스키는 온더락 글라스가 국룰

 

버번 위스키?


우선 에반 윌리엄스 위스키를 알아보기 전에 버번 위스키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간단히 알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기왕 마시는 거 어떤 위스키인지 알고 마셔야 더 재밌게 마실 수 있는 법이니까.

버번 위스키는 보리나 호밀을 주로 사용한 스카치 위스키와는 달리 옥수수 51%이상 사용하여 증류한 원액을 사용, 미국에서 제조, 배럴 안쪽을 불로 태운 새 오크통만을 사용(그래서 한번 사용한 버번 캐스크를 재사용하여 숙성하는 스카치 위스키나 와인들이 많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 그레인위스키의 일종이다.

그 중 2년 이상 숙성에 아무런 첨가물을 넣지 않은 버번 위스키만이 스트레이트 위스키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또한 4년 이하로 숙성한 버번 위스키는 반드시 숙성연수를 표기해야만 한다. 즉 시중에 스트레이트 버번 위스키라고 판매되는 버번 중 숙성연수가 표기되지 않은 위스키는 대부분 4년 이상 숙성이라고 볼 수 있다.

 

 

 

에반 윌리엄스 블랙


에반윌리엄스 블랙(헤븐힐 디스틸러리)

용량 : 750ml

알콜도수 : 43도

가격 : 편의점 기준 3만원대 초반

구매처 : 편의점부터 바틀샵까지 도처에 널려있는 편

 

에반윌리엄스 블랙은 미국 최초의 합법적인 위스키 증류소라고 알려진 헤븐힐 증류소에서 제작한 위스키로 

짐빔 다음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버번위스키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 위스키 중 하나이다.

용량은 750ml와 1리터가 국내에서 판매 중이며 워낙에 인기도 많고 생산량이 많아서인지 몰라도 타위스키에 비해 가격변동이나 물량이 크게 부족함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편.(물론 21년 런칭 초반에는 아주 잠깐 구하기 힘든 적도 있었다)

에반윌리엄스 블랙은 유통사인 신세계L&B에서는 4~5년 숙성한 원액을 사용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블랙 외에도 엄선된 조건(100프루프, 단일증류소,단일증류기 등)으로 생산된 바틀인본드나 단일 배럴 원액만 병입한 싱글배럴 등도 출시되어 있다. 

 

라벨을 읽어보자.


 

역시나 위스키의 기본은 라벨 리딩(...)

켄터키에서 가장 먼저 생긴 '합법적인' 최초의 증류소 답게 "켄터키 최초의 증류소"가 가장 중앙에 쓰여져 있다.

아래에는 2년 이상 숙성에 첨가물을 섞지 않은 버번 위스키만이 붙일 수 있는 스트레이트 버번 위스키 명칭이 쓰여져 있다.

4년 이하 숙성된 버번에는 반드시 숙성년도를 표기해야하는데 숙성년도 표기가 없는 것으로 봐서 4년이상 숙성 원액을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에반윌리엄스 블랙은 4년에서 5년 정도 숙성한 원액을 쓰고 있다고 한다)

바틀 측면과 후면, 그리고 캡라벨에는 모든 위스키들이 그렇듯 에반윌리엄스의 특징과 전통 등이 적혀있다.

읽지 않아도 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내가 마시는 위스키의 설명 정도는 읽고 마시는게 더 재밌지 않을까?

 

 

 

맛을 보자


버번은 뭔가 온더락 글래스에 따를 때 그 멋(?)이 있다.

버번 위스키는 크게 니트 & 온더락 두가지 옵션으로 마시는 편인데 에반윌리엄스 블랙 또한 니트 혹은 얼음 몇조각 넣은 온더락으로 마시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 글래스는 어차피 향 자체가 크게 복합적이거나 모아서 마실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온더락 글래스에 마시는 것을 가장 추천하는 편.

또한 짐빔이 그렇듯이 하이볼로 마셔도 굉장히 좋은 편인데 아무래도 캐릭터 자체가 바닐라와 카라멜 같은 달달한 느낌이 있다보니 청량한 탄산과 만났을 때 좋은 시너지를 낸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토닉워터나 진저에일보다는 탄산수에 설탕시럽 한펌프 정도만 섞어 마시는 레시피를 가장 추천한다.

뭐 사실 요즘에는 워낙 하이볼 레시피나 위스키 마시는 법이 대중화되어 있어서 "어떻게 마시세요" 하는 것도 오지랖이기도 하고 큰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는 편. 알아서 각자의 방법으로 맛있게 즐기면 그게 최고.

맛은 뭐... 버번맛이다. 바닐라, 카라멜 같은 기본적인 그레인위스키, 버번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옅게 느껴지는 편이며 가격이 가격인지라 엄청 복합적이거나 폭발하는 풍미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버번위스키에서 기대할 수 있는 그 기본적인 달달한 맛과 향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정도이다.

개인적으로는 짐빔보다는 더 묵직하고 쓴 맛이 덜한 편이었다. 짐빔이 사실상 하이볼 원툴이라고 한다면 에반윌리엄스는 니트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만큼의 풍미랄까.

(이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버번 풍미를 원한다면 5만원 이상 버번을 구매하도록 하자)

 

다만 개인적으로 맛과 향을 떠나서 에반윌리엄스 블랙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따로 있었으니...

 

 

 

버번 맛있게 마시는 방법?(feat. 버번위스키의 로망)


개인적으로 어릴적부터 버번 위스키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보통 영화나 미드 등에서 자주 나오던 장면으로

<고된 일과를 마친 주인공이 퇴근 후 넥타이를 적당히 풀어헤치고 온더락잔에 대강 따라놓은 버번위스키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완전 으른 느낌의 모먼트에 대한 로망이랄까.

 

그래서인지 왠지 퇴근해서나 혹은 자기전에 온더락 글래스에 계량도 하지않고 대강 따라서 마시는 버번이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게 느껴지는 편이다.

물론 완전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에서야 깨닫는건 그 사람들이 멋부리려고 대강 따라서 버번을 마셨던게 아니라 진짜 퇴근하고 들어오면 옷 갈아입기도 귀찮고 일단 술부터 한잔 따라야 하는 직장인의 슬픈 현실이 반영된 장면이었다는 것.

 

어찌됐든 나에게 있어 에반윌리엄스는 그런 버번 로망에 적합한 적당히 투박한 라벨 디자인과(너무 이쁜 라벨은 나의 퇴근길 로망을 완성 시킬 수 없어!) 막 따라서 매일 마셔도 부담 없는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가장 적당한 위스키인 것이다.

 

 

오늘 퇴근길, 러프하게 따라놓은 에반 윌리엄스 버번위스키 한 잔과 함께 완전 으른 느낌 충만한 저녁시간을 가져보는 것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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