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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피딕12년 : 존재감 있는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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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가 2022. 4. 2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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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너무 진중하고 긴 여운을 남기는 것들에 압도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뭐랄까, 너무나 존재감 있는 조연이어서 작품 자체의 밸런스를 깨는 느낌이랄까?

 

가끔은 작은 여백을 채워 완벽함을 완성할 정도의 가볍지만 의미 있는 조연이 더 빛날 때가 있다.

 

글렌피딕12년에는 그런 적절한 존재감의 가벼운 느낌이 있다.

작업하는 책상 위나, 작은 혼술상, 조용한 저녁의 한 자리 등 어느 순간에도 조용히 잘 녹아들어 순간을 완성시키는 매력이 있다.

 

 

 

글렌피딕12년 


글렌피딕 12년(윌리엄그랜트앤선즈)

용량 : 700ml

알콜도수 : 40도

가격 : 6만원 ~ 9만원대(9만원대에 사는 사람은 없겠제...?)

구매처 : 전국 대형마트 및 보틀샵 등등(정말 엄청나게 깔려있어서 어렵지 않게 구매가능)

 

게일어로 사슴의 계곡(Valley of the deer)이라는 의미의 글렌피딕의 엔트리 라인업인 글렌피딕12년은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대표적인 싱글몰트 위스키 중 하나로(또다른 하나는 발베니), 세계판매1위 싱글몰트 위스키라는 엄청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글렌피딕 12년은 버번캐스크와 올로로소 쉐리 케스크에서 12년을 숙성한 위스키로 알콜도수는 40도이며 아마도 카라멜 색소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보통 색소를 사용하지 않는 위스키들은 내추럴 컬러라고 온 세상에 자랑을 한다...)

 

 

라벨을 읽어보자


라벨이 좀 고급지다(...)

"버번캐스크, 올로로소 쉐리캐스크에서 12년 숙성한 스코틀랜드산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라벨 우측에는 글렌피딕의 몰트마스터 브라이언 킨스만의 서명이 새겨져 있으며, 라벨 좌측에는 회사 관련 정보와 제품의 용량 및 알콜도수가 기재되어 있다.

역시나 엔트리급 라인업 답게 엄청 디테일한(혹은 불리한) 정보는 적혀있지 않은 편.

 

 

맛을 보자


컬러는 정말 보기 좋은 황금색 컬러로 레그는 그리 길지는 않은 편.

향은 브리딩 기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편.

처음 오픈하였을 때는 굉장히 가볍고 청량한 과일향이 나지만, 오픈하고 어느 정도(대략 1개월) 시간이 지나면 쉐리캐스크의 풍미와 오렌지 같은 느낌의 시트러스 계열 과일향이 난다. 거기에 바닐라 향도 같이 스며들어 있는 편

맛을 보면 글렌피딕12년이 왜 세계판매1위 싱글몰트인지 어느정도는 수긍할 수 있게 된다.

뭔가 엄청난 캐릭터가 있다거나 진한 풍미가 있는 대신 굉장히 좋은 밸런스의 맛이 특징인데 노즈부터 팔레트, 피니쉬까지 어디하나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는 부분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그 과정과정들이 굉장히 부드럽게 넘어간다.

청량한 과일의 맛, 오렌지계열의 시트러스함, 거기에 쉐리캐스크 특유의 녹진한 달달함과 바닐라의 달콤함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피니쉬는 약간의 씁쓸함과 우디함이 스치며 사라진다.

 

위스키를 많이 마셔봤거나 혹은 강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약하고 밍밍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글렌피딕12년은 소수의 매니아층보다는 다수의 보통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드러운 밸런스가 강점인 위스키라고 생각한다.

 

 

글렌피딕은 15년부터가 진짜다?


누군가는 글렌피딕은 12년은 패스하고 15년부터 마시는 것이 좋다고 얘기를 하곤 한다.

물론 글렌피딕15년은 굉장히 완성도 높고 더 괜찮은 위스키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말 특별하지 않은 일상에서 조용히 한 켠을 빛내줄 수 있는 최고의 조연을 고르라고 한다면 난 글렌피딕12년을 선택할 것 같다.

 

모든 것이 과잉인 것 같은 세상에서 적당한 존재감으로 가볍지만 중심이 잘 잡혀있는 밸런스 좋은 위스키를 찾는다면, 글렌피딕12년을 선택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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