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깔바도스, 일명 K-깔바도스라고 불리우는 예산사과와인에서 만든 사과 증류주, 추사40도를 마셔보았다.
과연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만한 매력이 있을지 알아보자.
제품명 : 추사40
용량 : 200ml(실제로 굉장히 작다)
알콜도수 : 40도
가격 : 25,000원(대형마트 기준)
유형 : 증류주(3년 숙성)
일단 가격이 조금은 나가는 편이다. 200ml에 25,000원이어서 소주 한병도 안돼는 용량에 25,000원을 태워야 하는 것.
추사40은 사과로 유명한 예산에서 만든 사과 증류주이다.
정확히는 사과를 발효한 술을 증류한 증류주로 서양의 깔바도스와 기본적인 성격이 같다고 볼 수 있는 술이다.
가을에 수확한 후지라는 사과를 으깨어 발효한 발효주를 직접 개발한 상압식 동증류기로 2번 증류하여 만든다고 한다.
(아마도 가을에 수확한 사과라는 뜻으로 추사라는 이름을 택한건 아닐지...)
추사40를 만든 회사인 예산사과와인은 원래 예산사과로 만든 예산사과와인을 만드는 회사로 유명하다.
(예산사과로 만든 예산사과와인을 만드는 예산사과와인이라는 회사...)
추사는 추사40뿐만 아니라 추사백이라는 저온증류식 증류주 라인도 출시하고 있다. 추사백은 25도, 40도 이렇게 두가지 버전이 출시된다.
자료들을 찾아보면 몽드셀렉션에서 당당히 수상한 세계에서 인정받는 술이라고 홍보는 하지만 사실 몽드셀렉션의 권위에 대한 논란은 워낙 많은터라 우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한국의 전통주! 라는 것보다는 그냥 그런갑다...정도로만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전세계 3000여개 제품이 참가하여 2700여개 이상 제품이 금은동상을 다 받아가는 대회라면 뭐 굳이 설명하지않아도...)
한국은 아직 숙성년도 표기에 대한 기준이 없어 별도 표기는 라벨에 없다.
다만 업체자료들을 통해 확인해보면 오크통에서 3년을 숙성한다고 한다.
애플시드르(사과를 압착시켜 발효한 일종의 양조주의 불어표현, 영문으로는 사이더)를 증류한 술이라고 영문으로 써있는데 당연하게도 저 사이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이다가 아니다.
한국 예산에서 만든 증류주로 원재료는 사과 증류원액과 물 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재료는 굉장히 정도(?)를 따른다고 볼 수 있는 것.
맛을 보기전에 향을 맡아보면 사과 증류주 답게 당연하게도 사과향이 기본적으로 난다. 그리고 그 뒤로 약간의 버번 특유의 아세톤? 향이 나는데 뭔가 누룩향(?) 비슷한 향도 섞여 있는 느낌. 사과향 아세톤의 향 + 전통식 소주향의 조합이랄까...
혹시 몰라서 잔에 따르고 30분 정도 브리딩을 시킨 후 다시 맡아봤지만 의미있는 변화는 없었다.
맛을 보면 처음에는 굉장히 부드럽게 입안에 다가오다가 중간에 기묘하게도 누룩 특유의 풍미가 난다.(곡물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는데 정말 그런 향이 난다...)
그리고 그 뒤에는 바로 달콤한 사과의 맛이 짧지만 달달하게 난다. 이 뒤에서 오는 짧은 사과맛이 재미를 준다.
피니쉬는 40도 밖에(?) 안돼지만 굉장히 매운 뒷맛이 있다. 목구멍이 얼얼할 정도의 스파이시함.
뭔가 와 엄청 맛있다 라는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거 뭐지? 라는 느낌도 없는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맛.
일단은 몇가지 더 시음을 해보고자, 하이볼로도 만들어 마셔보았다.
토닉워터와 진저에일 두가지로 만들어봤는데, 토닉워터는 역시나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추사와 토닉워터 둘의 안 좋은 부분만 부각되어 느껴지는 맛.
진저에일로 만든 하이볼은 엄청 좋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어쨋든 밸런스는 훨씬 맞는 느낌이다.
시원한 맛에 마시기는 괜찮은 느낌이었다.
전통주나 이런 계급장(?)을 떼고 25,000원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솔직히 개인적으로 추사를 선택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200ml 25,000원이라는 가격도 제작 규모나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았을 때 납득이 전혀 안돼는 가격은 아니다.
맛 또한 위에 설명했듯이 전혀 매력이 없는 맛도 아니다.
하지만 과연 추사40이 전통주라는 타이틀 없이 비슷한 가격대의 증류주들과 경쟁해 보았을 때 과연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난 그렇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700ml 기준 7만원 후반대에는 너무나 많은 선택지들이 있다.)
오늘의 추사는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한국의 많은 전통주와 앞으로 출시될 수많은 새로운 전통주들을 언제나 기대하며 응원하고 있다.(구매도 하고 있다^^)
이런 여러 과정과 도전들을 거쳐가며 전통주는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어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런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오늘의 추사는 개인적으로는 엄청 좋다 라고는 말하기는 힘들 것 같지만 이렇게 다양한 특산물들을 활용한 전통주 시장의 확대는 언제나 응원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전통주 시작의 성장을 지켜보며 구매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하게 밝힌다.
결론 : 미래의 전통주를 응원하는 마음에서는 구매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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